지난 글을 쓴 이후로 약 한달이 지났다. 그 동안 친구들과 맥주와 소주, 약간의 위스키를 마셨고 4편의 영화를 봤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해 첫 일출을 봤고, 값이 꽤 나가는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 샀고, 오랜만에 교회에 나갔고, 경주행 왕복 기차표를 끊었다. 이것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은 대체로 슬프거나 즐겁지는 못한 일이었다. 잠시 쓰기를 멈추고 생각해보니 이름을 댈 수 있는 슬프거나 즐겁지는 못한 일이 최소 8개는 되는 것 같다. 세상에는 실로 다양한 종류의 슬프거나 즐겁지는 못한 일이 있을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었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무슨 소설이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세상 모든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다.' 뭐 이런 문장으로 시작했던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