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220319

bysnow 2022. 3.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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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주말과 같이 가방에 읽을 책 한 권과 노트북을 챙겨서 정오쯤 집을 나섰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 우산을 가지고 나와야 할 정도는 아니어서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고 식당으로 향했다. 렌즈가 좁쌀만 한 빗방울로 덮여있는 것만큼 볼썽사나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점심을 먹은 후 카페로 가는 길에 복권방에 들렀다. 카운터 건너편에서 식사를 하던 사장님은 내가 들어서자 곧바로 마스크를 쓰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제 눈이 그쳤나 봐요 하고 물어오길래 네 그런가 봐요 하고 대답했다. 오전에 눈이 잠깐 왔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게를 나설 때도 친절하게 인사를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늘 그렇듯 카페는 한산했다. 따뜻한 커피를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와서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었다. 커피잔을 비울 때쯤 책을 덮었다. 지금은 친구 두 명과 함께 만든 유튜브 채널에 올릴 다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음악을 듣고 있다.

2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최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주로 평일에만 하루에 3개비에서 많게는 4개비 정도 피운다.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이 참을 수 없이 지루할 때 옥상에 올라가 햇빛을 쬐며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말 큰 위안이다.

지난 한 주 동안은 저녁에 드문드문 비가 와서 달리기를 두 번인가 밖에 하지 못했다. 뛰는 거리를 4km로 늘렸더니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꽤 피곤해진다. 

잔 채울 때 우리 과거형으로 변한 대화법. 이런 류의 노래 가사를 들을 때마다 결국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씩 찾아와 나를 무자비하게 헤집어놓는 그런 감정.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어느 순간 한 자락을 붙잡아 머릿속에 한껏 펼쳐놓았을 때 동시에 찾아오는 슬픔과 기쁨과 절망과 희망. 지극히 추상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의 형태로써 존재할 때 이것은 마치 세상에서 제일 귀중한 보석처럼 느껴진다. 끔찍이도 평범한 삶에 깊이를 부여하고 나름의 의미를 가진 자기만의 세계를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빛나던 이것을 눈에 보이는 영역으로 가져오는 순간 그 빛은 보편성에 의해 가려진다. 오롯이 개인의 것이었던 이 보석은 글이나 그림, 영화, 음악 등의 창작물로 나타나는 순간 모두의 것이 된다. 그리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창작물에 공감하고 감동을 느낄수록 그것이 추상적이고 개인적인 형태로써 존재할 때 지니고 있던 가치는 점점 희미해진다. 

예술가 중 인간적으로 유쾌한 이들은 모두 서툰 예술가들이다. 뛰어난 예술가들은 단지 그들의 작품 속에 존재하고, 결과적으로 그들 자신은 완전히 지루한 사람으로 남는다. 참으로 훌륭한 시인은 모든 존재 중에서 가장 시적이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책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속에 추상적이고 개인적인 형태로 빛나고 있는, 존재를 지탱하고 삶에 깊이를 더해주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그러나 각자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공기의 흐름과도 같아서 이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매우 힘든 작업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유 역시 굉장히 모호하다. 

머릿속에서 부유하고 있는 것들을 열에 하나도 글로 못 옮기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며 든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 보았다.

 

 

*3월 26일 이내로 반드시 할 일

1. 몬스터 콜 본 후 감상 쓰기

2. 정보처리기사 실기 공부 후 요약한 내용 남기기

3. 개발 관련 글 한 개 정리해서 남기기

 

 

*꾸준히 해야할 일

1. 달리기(거리 상관없이 타이머 30분으로 맞춰놓고 달리기)

2. 담배 하루에 4개비 이상 피우지 않기

3. 하루 15분 이상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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